우울증 뇌 과학 에 대해서 공부할 때 이런 생각이 들기 쉽습니다. ‘우울증이 뇌에서 어떤 문제가 있어서 일어난 거라면, 과연 나아질 수 있는 거야?’ 이런 생각과 함께 좌절감이 들기 쉬운데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뇌를 구성하는 신경 세포에는 ‘신경 가소성 neural plasticity’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의 연구 발표에서 우울증 치료 과정에서 관찰된 신경 가소성에 대해 이야기 나온 것을 공유합니다.
주요 우울증 치료는 우울증 뇌 연결성을 회복시킨다
최근 연구 결과에서 입원 치료 중인 주요 우울 장애 Major depressive disorder 환자의 치료 과정에서 증상이 호전됨에 따라 뇌 연결성 brain connectivity 이 증가하는 것이 관찰되었습니다.
뇌 자기공명 영상(Brain MRI)에서 주요 우울 장애를 앓고 있는 성인에서는 건강한 성인에 비해 뇌 연결성 brain connectivity가 낮게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반복해서 뇌 자기공명 영상을 촬영해서 비교한 결과 약 6주 기간에 걸쳐 유의미한 호전이 관찰되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증상이 회복되는 정도와도 연관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전기충격치료 electroconvulsive therapy, ECT 방법을 사용한 경우와 다른 치료 방법을 사용한 경우, 방법에 따른 차이는 두드러지지 않았습니다.
논문의 저자 독일 프랑크푸르트 대학의 Jonathan Repple 교수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 했습니다. “심한 임상적 우울증 환자의 뇌 구조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고정된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6주라는 짧은 시간 동안 뇌 구조가 회복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연구 결과는 마치 ‘뇌에 돌이 박혔다’라고 느끼고, 우울증에서 회복하지 못한 채 평생을 살아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환자들에게 희망을 전해줄 수 있습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러한 발견은 35회 ECNP, Europian College of Neuropsychopharmacology 에서 발표되었습니다.
뇌 신경 가소성의 근거
Repple 은 “뇌가 얼마나 유연한지에 대해 놀랐습니다. 그동안 우울증 환자와 정상인의 뇌 영상 연구를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그 연구들을 통해 우울증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발견해왔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분명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그림을 본 적이 없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시작 시점에 결핍을 발견했고, 치료가 진행되면서 눈에 띄게 변하는 생체표지자 biomarker 를 관찰했으며, 이 변화는 성공적인 치료와도 연관이 되어 있었습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Reple은 “모두가 생체표지자에 대해 말할 때 이런 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바로 그런 패턴을 보았습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 연구가 작은 규모로 시행된 것이라는 점을 이야기하며, 재현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렇지만 향후 연구에서 좋은 타겟이 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뇌의 연결성 brain connectivity에 변화가 일어나는 것은 우울증 증상이 시작되기 전에 발생한다고 연구자들은 말합니다. 하지만 이런 변화가 시간이 지나도 고정되어 있는 ‘생물학적 취약성’인지 증상의 심각도에 따라 변할 수 있으며 효과적인 치료가 지나면서 회복되는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았습니다. 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연구자들은 T1 weighted MRI를 촬영하여 뇌의 회색질의 결절을 확인했으며, diffusion-weighted image (DWI)에 기반한 tractography를 촬영하여 결절 사이의 연결을 구분했습니다. 이를 통해 백색질의 연결 구조를 그렸습니다.
123명의 주요우울장애 진단을 받고 입원 치료를 하는 참여자와, 55명의 건강한 대조군을 설정하여 시작 시점과 6주 뒤를 비교하였습니다. 주요우울장애 진단을 받은 환자 중 56명은 전기경련치료 ECT를 받았으며 67명은 약물 치료나 심리 치료를 포함한 다른 우울증 치료를 받았습니다. 몇명의 환자들은 세 가지 치료를 모두 받기도 했습니다.
우울증 치료는 우울증 뇌 변화 에 뚜렷한 영향을 준다
초기와 6주뒤를 비교했을 때 시간에 따라, 그리고 집단 간에 유의미한 차이가 발견되었습니다.(p <0.05) 특히 건강한 대조군에 비해서, 주요우울장애 환자군에서 초기에 낮은 뇌 연결성 brain connectivity 이 관찰되었습니다. (p<0.05)
그리고 환자군에서 치료 초기와 6주 뒤를 비교했을 때에도 눈에 띄는 개선이 관찰되었습니다. (p<0.05) 이는 건강한 대조군에서는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뇌 연결성 brain connectivity가 강화되는 것과 우울증 증상의 심각도가 개선되는 것 사이에 연관성도 확인되었습니다. (p<0.05) 이것은 치료 방법과는 무관했습니다.
Repple 은 이 결과가 비교적 짧은 기간에 발견되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장기간의 연구에서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뇌의 구조적 연결성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감소한다는 연구는 있었지만, 우울증 환자를 대상으로 2, 4, 6, 8년 이렇게 시간이 흐르면서 뇌 연결성을 관찰했던 연구는 없었습니다. 추후에 동일한 집단을 대상으로 시간이 많이 흐른 뒤 다시 뇌 자기공명영상 Brain MRI 촬영을 시행하는 연구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번 연구에서 뇌자기공명영상 촬영을 통해 구조적인 뇌 연결성의 강도를 관찰하기는 했지만, 그 이면에 분자 단위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난 것인지를 확인하지는 못했다는 한계점도 있습니다.
몇 가지 의문점들
이 연구 결과에 대해 네덜란드 Radboud University 의 Eric Ruhe 박사는 이렇게 이야기 했습니다. “매우 흥미로우며 시행하기 어려운 연구입니다.”
“다만 뇌 연결성과 환자의 증상 사이에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를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많은 증거들이 있기는 하지만, 아직 우울증 치료 (ECT, 약물 치료, 심리 치료 등)가 어떤 메카니즘으로 작동하는 지에 대해서 확실히 알지 못합니다.”
Ruhe 박사는 덧붙였습니다. “우울증 치료가 어떤 방식으로든 뇌의 신경 가소성을 조절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연구에서는 6주간의 치료도 뇌 구조에 변화를 줄 수 있음을 보였습니다.”
“다만 서로 다른 치료가 어떻게 서로 다른 뇌 구조 연결성에 영향을 줄 지 아직 알 수 없다는 점이 한계점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연구에서 치료 방법에 따라 뇌에 어떤 변화를 주는지 알아내야 합니다. 그리고 조금 더 긴 시간 뒤에는, 이번 연구에서 6주 사이에 일어난 뇌 연결성의 변화가 꾸준히 지속되는지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라고 Ruhe 박사는 이야기 했습니다.
마인드웰의 한마디
여러 연구를 통해 우울증은 뇌 신경 세포의 변화를 동반한다고 알려졌습니다. 그리고 아직 어떤 변화로 인해 어떤 증상이 일어나는지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뇌 신경 가소성은 분명히 밝혀져 왔습니다. 향후 연구를 통해 우울증의 치료가 어떤 방식으로 뇌의 변화를 일으키는지 알게 된다면, 보다 과학적이고 개인 맞춤이 가능한 치료로 연결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Major Depression Treatments Boost Brain Connectivity (medscap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