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항우울제 치료 약물 고르는 방법: trial-and-error
주요 우울 장애의 빈도는 전체 인구의 약 4.4%에 이를 정도로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우울증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이 매우 높아지고 있습니다. 우울증을 치료하는 데에는 크게는 약물 치료와 비약물적 치료가 사용됩니다. 그 중 약물 치료가 가장 효과적이고 중요한 방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자 개인에 대해서 어떤 약물을 투약하는 것이 좋을지 선택하는 과정에서 시도와 오류 방법 trial-and-error 이 주류를 이룹니다. 이 방법은 어떤 약이 확실히 효과가 있을지는 실제로 복용해 봐야 안다는 것입니다. 약물유전학 방법 같은 것은 아직입니다.
또한 치료 저항성 우울증 – 두 가지 이상의 항우울제를 충분한 용량과 기간을 투약한 뒤에도 회복되지 않은 경우 – 가 전체의 약 20~30% 정도에 이릅니다. 그리고 비교적 경증의 우울증에서는 약물 치료의 효과가 약한 편이라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 치료 현장에서는 부작용이 발생해서 약물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유전자 검사를 통한 약물 치료 방법 연구의 시작 – 약물유전학
우울증 약물 치료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약물유전학 pharmacogenetic, PGx 을 이용하는 방법이 연구되고 있습니다. 유전적인 차이에 따라 약의 작용이나 대사, 안전성이 다르다는 것이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충분한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이루어진 연구들은 어떤 것이 있는지, 약물유전학을 실제 치료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약물의 대사 작용 – 현재 약물유전학 타겟
사람이 복용한 약물의 대부분은 간을 통해 대사가 됩니다. 간 세포의 사이토크롬 P 450 단백질, cytochrome P 450, CYP가 전체 약물 대사의 75% 이상을 차지합니다. CYP는 몇몇 가지 하위 분류로 나뉩니다.
- CYP 1A2
- CYP 2B6
- CYP 2C9
- CYP 2C19
- CYP 2D6
- CYP 3A4
항우울제, 항정신병 약제들이 주로 대사되는 사이토크롬 단백질은 위와 같습니다. 이외에도 사람에게는 수십가지의 사이토크롬 P 450 단백질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하위 분류가 중요한 이유는 약물에 따라 주로 대사가 되는 사이토크롬 P450 단백질의 종류가 다르며, 약에 따라서는 특정 사이토크롬 단백질의 활성화를 증가시키거나 억제하기도 합니다. 또한 사람에 따라 특정 사이토크롬 P450 단백질의 활성 정도가 다릅니다. 그래서 같은 약을 같은 용량으로 복용하더라도 사람에 따라 혈중 농도가 달라집니다. 만약 어떤 사람이 CYP 2D6의 활성도가 매우 높은 사람이라면, 이 것으로 대사되는 약물 escitalopram 이 빠르게 대사되고 배출되기 때문에 일반적인 활성도를 가진 사람에 비해 높은 용량을 복용해야 비슷한 혈중 농도가 될 수 있고, 비슷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됩니다.
현재 임상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약물유전학 검사
현재 임상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유전자 검사를 통해 특정 유전자의 변이와 CYP 단백질의 활성도의 차이를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 사람이 어떤 약을 복용할 때 일반적인 약물 용량에 비해서 더 높은 용량을 복용해야 하는지, 아니면 반대로 낮은 용량을 복용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우울증 치료에서 약물 치료를 포기하는 이유 중 약물 치료의 효과가 불충분한 경우와 약물 투약으로 인해 부작용이 발생한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약물유전학적인 방법으로 약물 치료의 효과를 높이거나 약물 치료로 인한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면 궁극적으로 우울증 약물 치료의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우울증의 약물 치료에서 가장 중요하게 사용되는 약물인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 SSRI 나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억제제 SNRI 등의 항우울제는 복용을 시작한 시점에서 충분한 효과가 발휘되기까지 적어도 2주에서 길게는 1개월 이상의 시간이 걸립니다. 게다가 1/3 정도의 환자들은 한 가지 약물에 치료 반응이 충분하지 않아 다른 약물로 교체하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에는 또다시 치료 반응이 나타나기까지 2주에서 1개월 정도를 약을 복용하며 효과를 기다려야 합니다. 나에게 맞는 항우울제의 종류나 용량을 예측하는 것을 도와주는 유전자 검사는 이런 점에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약물유전학 검사의 한계
다만 아직까지는 이런 방법이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지에 대한 연구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주요 우울증 환자를 대상으로 현재까지의 임상적인 약물 치료 방법과 유전자 검사의 조언대로 약물 처방을 하여 치료하는 방법을 비교 연구한 몇몇 결과들에서, 유전자 검사의 조언을 따르는 방법이 비교적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지만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우울증의 정도가 경증인 경우보다 중등도 이상인 경우에서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났다는 차이를 이야기하는 연구도 있었습니다.
약물유전학 을 이용한 방법이 효과가 충분히 증명되지 않은 이유로 지금 소개하고 있는 유전학적인 방법은 약물의 흡수와 대사에 관련된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는 쉽게 말해 어떤 약을 복용했을 때 그 약의 혈중 농도가 사람에 따라 어떻게 차이가 나는지를 알아보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혈중 농도가 높다고 해서 무조건 그 약이 효과가 좋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혈중 농도가 높더라도 뇌로 전달되는 양은 적을수도 있고, 뇌로 많은 양이 전달되더라도 실제 작용하는 단계에서는 개인에따라 작용하는 정도가 다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의 연구에서는 이런 한계점들을 보완한 연구가 이루어 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마인드웰의 한마디
아직까지는 약물유전학 권고를 실제 임상에서 사용하는 것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품청 FDA 의 승인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이는 이 방법을 사용했을 때 뚜렷한 효과를 증명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검사 종류나 기관에 따라 다르지만 유전자 검사 비용이 약 60~75만원 정도로 고가로 책정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아직 비용 효과적인 측면에서 뚜렷한 이득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봤을 때, 중등도 이상의 우울증에서, 그리고 기존 다른 약물 치료에서 실패한 경우 또는 약물 부작용을 많이 경험한 경우 시도해 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