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 노인 정신의학회 춘계 학술대회
안녕하세요, 마인드웰입니다. 지난 5월 12일 대한 노인 정신의학회 에서 개최한 춘계 학술 대회 및 연수교육에 다녀왔습니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노인 정신의학 이라는 제목으로 개최된 이번 학술 대회에서는 최근 변화하고 있는 치매 진단의 트렌드에 대한 강의들이 있었고 꽤나 유익한 내용들을 익힐 수 있었습니다. 간략하게 어떤 이야기들이 있었는지를 전해 드리겠습니다.
대한 노인 정신의학회 학술대회 – 주요 프로그램
최근에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을 하기 위한 새로운 방식들이 연구중이며, 그 중에서는 뚜렷한 성과를 낸 방법들도 있었습니다. 기존에는 임상적으로 치매의 증상이 발현되고 일상 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일 때 치매를 진단하며, 이후에 치매를 일으킨 원인을 탐색하는 방향으로 진단이 진행되었습니다. 임상적인 증상을 확인하여 치매를 진단한 뒤, 원인 질환으로 알츠하이머 치매, 혈관성 치매, 파킨슨 병으로 인한 치매 등 원인들을 구분했습니다. 이런 방식의 문제는 원인을 발견하더라도 이미 뇌손상이 많이 진행된 이후에 발견되기 때문에 대부분이 비가역적인 치매, 다시 말해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라는 점이었습니다.
아밀로이드 베타가 축적되기 시작한 뒤 약 20년 이후에 치매의 증상이 발현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이를 미리 발견해내는 방법들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 중 한 가지가 뇌척수액에서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을 검출해 내는 방법입니다. 이 방법은 기존의 PET CT 시행과 거의 유사한 수준의 일치도를 보였고, 비교적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어 FDA의 승인을 받은 검사 방법입니다. 그러나 뇌척수액 검사 역시 일반 임상 현장에서 쉽게 사용되기는 어려운 검사로 이보다 간단한 방법들에 대한 연구도 많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 중 한가지가 혈액 검사를 통해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을 검출해 냄으로써 알츠하이머 병의 여부를 확인하는 방법입니다.
알츠하이머 병 새로운 치료 약물들의 경과
최근 들어 2021년 그리고 2023년에 새로운 기전의 알츠하이며 병 치료 약물들이 개발되었습니다. 알츠하이머 병이 진행되면서 뇌에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과 타우 소체가 쌓이면서 뇌세포가 파괴되고 인지기능에 손상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 자체를 제거하기 위한 항체 치료제인 아두카누맙 과 레카네맙 이 FDA의 승인을 받았습니다. 그리하여 이제는 알츠하이머 치매의 진행을 획기적으로 늦출 수 있는 치료 방법이 개발된 것입니다.
이런 치료제들의 발견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여러 가지 제약이 있습니다. 우선 항체치료제로 개발된 약들이 동반하는 위험성입니다. ARIA amyloid-related imaging abnormality 라고 불리는, 아밀로이드 제거 치료를 하면서 발생하는 뇌의 병변들입니다. 이 중에는 뇌 부종 ARIA-E, 뇌 출혈 ARIA-H 등이 있고 그 중 심한 증상을 동반하는 수준의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 단계에서 항체치료제들을 사용하려면 뇌출혈 등의 병변을 추적 관찰할 수 있는 시설 (뇌 MRI 촬영 등)이 있는 의료 기관에서 시행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그리고 이런 새로운 약들이 우리 나라에 도입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며 빠르면 내년 후반기 정도에 도입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새로운 진단 체계의 도입
그동안 알츠하이머 병을 비롯한 치매의 진단은 신경인지기능이 저하된 것을 가지고 진단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이후에 알츠하이머 병, 뇌혈관 질환, 파킨슨병, 약물이나 알코올 등에 의한 것 등 원인을 탐색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이렇게 진행이 된 것은 이전에는 알츠하이머 병의 아밀로이드 베타 병리를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딱히 치료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고, 민감한 검사 방법이 마련되지 않아서였기도 했습니다.
최근 들어서 보다 간편한 검사 방법들이 연구 개발되고, 치료 방법으로도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 자체를 제거할 방법들이 연구중이고 개발의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진단 체계에도 변화가 도입되고 있습니다. 2018년 NIA-AA (National Institute on Aging-Alzheimer’s Association 미국 국립 노화 연구소와 알츠하이머 협회) 에서 발표한 진단 체계가 대표적입니다. NIA-AA의 진단 체계에서는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 침착의 근거 유무 A+-, 타우 단백질 침착의 유무 T+-, 그리고 신경 퇴행의 유무 N+- 여부에 따라 ATN 분류를 합니다. NIA-AA에서는 아직까지 연구 단계의 진단 체계라는 점을 강조하였지만 향후 알츠하이머병의 병리가 더욱 자세히 밝혀지고, 조기 단계에서 병의 진행을 막을 수 있는 치료법이 개발된다면 임상적으로 큰 의미를 갖는 진단 체계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인드웰의 한마디
이번 대한 노인 정신의학회 학술 대회에서는 주로 알츠하이머 병의 진단과 치료에 대한 최근 연구 동향을 알아볼 수 있었던 유익한 학회였습니다. 비록 아직까지는 임상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효과적인 진단 방법이나 치료 방법이 부족하기는 하지만 앞으로 몇 년 이내에 새로운 치료법이 도입될 수 있다는 기대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