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레켐비 국내 허가

새로운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레켐비(레카네맙) 국내 시판 준비 완료

최근 알츠하이머병 치료제인 레켐비(Leqembi, 성분명 레카네맙 Lecanemab)가 국내에서 공식적으로 시판 준비를 마쳤습니다. 레켐비는 국내에 도입된 첫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5월 24일 한국에자이가 신청한 레켐비주의 수입 품목 허가를 승인했습니다. 지난해 6월 7일에 신청한 이후 약 11개월 만에 승인된 것입니다. 레켐비주의 유효기간은 2035년 5월 23일까지입니다.

레켐비

레켐비 작용 기전 및 임상 결과

레켐비는 일본 에자이(Eisai)와 미국 바이오젠(Biogen)이 공동 개발한 ‘아밀로이드 베타(Aβ)’ 표적 단일 클론 항체 치료제로, 뇌 속 Aβ 플라크를 제거합니다. 이 약물은 알츠하이머치매 초기 단계 환자에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2주에 한 번 1시간가량 정맥주사로 투여됩니다.

임상 3상 ‘Clarity AD(301 시험)’ 결과에 따르면, 레켐비 투여군은 위약군보다 환자의 인지 저하 진행이 약 27% 느려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레카네맙 기전

부작용과 안전성

의료계에서는 레켐비와 같은 Aβ 표적 단일 클론 항체 치료제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특히 ‘아리아(Amyloid-Related Imaging Abnormalities, ARIA)’라는 심각한 부작용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이는 ‘ARIA-E(부종)’와 ‘ARIA-H(미세출혈)’ 등의 형태로 나타날 수 있으며, 임상 3상 시험에서는 898명의 참가자 중 29명(3%)에서 ARIA가 관찰되었고, 6명(0.7%)은 심각한 증상을 겪었습니다.

이러한 위험성이 있는 약물이기 때문에 앞으로 국내 도입 이후 실제 임상 현장에서 사용하게 된다면 뇌 MRI 추적 관찰이 가능한 종합병원 또는 대학병원급 기관에서 투약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레켐비 약가와 접근성

레켐비의 약가는 미국에서 연간 26,500달러(약 3,600만 원)이며, 일본도 이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또한, 뇌 스캔 및 검진 비용을 포함하면 연간 비용이 85,600달러(약 1억 1,700만 원)에 이르러 경제적 부담이 큽니다. 물론 국내 의료 기관에서 뇌 MRI 추적 관찰 비용은 미국과 비교하여 훨씬 낮기 때문에 이보다는 낮은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연간 약값만 3,600만원에 달하는 이러한 높은 비용으로 인해 접근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이에 국민건강보험 적용 여부 및 개인 의료 보험에서 보장 여부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레켐비는 식약처의 안전성 및 유효성 심사 결과를 근거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요양급여 결정 신청을 할 예정입니다. 식약처는 레켐비주 허가에 앞서 자료를 심평원과 공유하여 보험약가 평가 기간을 줄이는 데 도움을 주고자 했습니다.

국내 시판 준비와 기대

국내에서도 레켐비가 비보험으로 고가 책정될 가능성이 높아 ‘유전무병 무전유병’이라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간 ‘불치병’으로 알려진 치매를 치료하는 첫 신약으로 환자와 가족의 기대가 높습니다. 투약 기준은 경도인지장애(MCI)나 알츠하이머치매 초기 단계 환자를 대상으로 하며, MMSE 점수가 22~30점이고, APOE4 유전자가 없어야 합니다.

한국은 미국, 일본, 중국에 이어 네 번째로 레켐비의 품목 허가를 승인한 국가입니다. 에자이는 레켐비 피하주사(SC) 제형도 개발 중에 있습니다.

알츠하이머 병 조기 진단 방법

무엇보다도 레카네맙은 초기 단계의 알츠하이머 치매에 효과가 좋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에 알츠하이머 병의 선별 검사 방법에 대해서도 관심이 갑니다. 이번에 국내 승인이 나면서 알츠하이머 병의 진단 툴을 개발하는 업체들에도 관심이 몰리고 있는 가운데, 그 중 몇가지 방법을 설명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알츠하이머 병은 뇌에 아밀로이드 베타, 타우 단백질이 축적이 진행되며 뇌손상을 일으키는 과정을 거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에 뇌 속 베타 아밀로이드 축적 정도를 확인할 수 있는 PET-CT, 뇌척수액의 베타 아밀로이드 농도를 측정하는 검사 등이 가장 정확한 진단 방법입니다. 다만 이 방법들은 고가의 검사이거나 비교적 침습적인 검사로 쉽게 시행하기는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혈중 베타 아밀로이드 농도를 측정하는 방법은 이러한 검사의 대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에 더해서 알츠하이머 병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진 apoE4 gene 유전자 검사를 더한다면 알츠하이머병 발생을 예측하는 데 정확도가 많이 높아진다고 합니다.

이에 더해서 초기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에는 신경인지기능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의미가 있습니다. 영상학적 검사, 뇌척수액 검사, 혈액 검사 등을 통해서는 알츠하이머 병을 일으키는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의 축적 정도를 확인할 수 있다면, 신경인지기능 검사를 통해서는 실제로 뇌의 인지 기능을 측정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서는 알츠하이머 치매의 진행 상황, 즉 조기 치매인지 어느 정도 진행이 된 치매인지를 판별할 수 있는 검사입니다. 이번에 승인을 받은 레카네맙은 조기 치매에서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약이기에 신경인지기능 검사 결과도 약의 효과를 예측하는데 중요한 검사입니다.

마인드웰의 한마디

이전에 국내에 도입이 된 알츠하이머 치료 약들은 치매 증상을 일정 부분 완화해 줄 수 있을 뿐 궁극적인 치료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웠습니다. 최근 연구들을 통해 개발되고 있는 알츠하이머 병 치료제들은 실질적으로 알츠하이머 치매의 진행을 막고, 어느 정도 진행된 경우에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레켐비의 도입은 알츠하이머병 치료에 새로운 희망을 주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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